뚝섬플레이스

      1. PM 7:30 참여 김현탁 / 사회 박효경

🕊️ 사회자: 아무래도 관객분들은 어떻게 연출님께서 직접 연기를 하겠다고 생각하시게 된 건지 가장 궁금하실 것 같아요.

김현탁: 올해가 창단 20년이고 평생 연극을 해왔는데 내가 무얼 놓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그동안 안 해 보았던 도전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고 되돌아볼 것은 무엇인지 고민했어요. 직접 연기를 하는 것이 두려웠지만 두려운 만큼 바로 이것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.

🕊️ 공교롭게 변신에 이어서 두 번째로 카프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인데, 이번에는 어떻게 카프카의 작품을 선택하셨는지 궁금합니다.

항상 [거의] 모든 작품이 그런데요. 운인 것 같아요. 의도했다고 제가 이렇게 바로 뭘 찾게 되는 건 아닌 것 같고 아마 이 작품을 못 찾았더라면 이 공연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. 억지로 할 수는 없는 것 같고요. 그것도 그 시기에 맞춰서 다른 방법을 또 찾았겠지만 우연히 정말 우연히 [결정됐어요]. 제가 글을 잘 못 읽습니다. 솔직하게. 그래서 제가 작품이 이런 식으로밖에, 잘하는 게 아니라 이거밖에 못 합니다. 다른 건 다 못합니다. 그래서 이것만 할 수 있어서 하고 있는데, 읽을 때 [읽지 않고] 그림이 바로 보이는 소설이나 희곡이 있어요. 그래서 그림이 떠오를 때 굉장히 무리를 해서라도 하는 편이에요.

이 작품도 제목부터 그림이 떠올랐어요. 제목처럼 진짜로 현재 제 상황이 약간 이렇게 출구 찾기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까, 피 터지는 고백을 통해서 뭔가 찾아보자. 그래서 이 제목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선정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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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1. 피터가 갇힌 곳이 배틀 그라운드라는 게임 속 세계인데 왜 게임 속에 갇혔다고 설정하셨는지 궁금해요. 배틀 그라운드라는 게임이 약육강식이라는 특성을 보여줘서 그렇게 설정하신 건지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으셔서 그렇게 설정하신 건 궁금해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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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1. 네 이 작품은 재미있어하시는 분들은 뭐 하나 따라가시면 재미있으실 거고, 이것저것 따라가다 보면 졸리기도 하실 겁니다. 이 작품의 한 이야기로는 게임이 있습니다. 게임 안에 들어가 있는 캐릭터가 나인지 내가 캐릭터인지, 사실은 인간이 캐릭터를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캐릭터가 나를 조종하고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거든요. 그래서 인생이 약간 내 캐릭터 찾는 과정 같아요. 그러니까 뭔가 하려고 할 때 보면, 뭔지 기억도 잘 안 나는 시기의 옛날 [내] 캐릭터가 나오고 있는 거죠. 그래서 저는 연극을 하면서 무엇이 나에게 지금 이걸 만들게 하는 힘인가 생각했을 때, 미디어나 게임이 굉장히 [큰]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. 배틀 그라운드는 이 작품하고 잘 어울려서 가져다 한 거고요. 제가 배틀 그라운드를 잘하지는 못합니다. 다른 게임을 엄청 잘합니다. 장난 아니에요. 게임 속에 빠져 살았던 그 시간을 저 포함해서 제 주위에 있는 사람 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. 그런데 결국 제 작품은 게임 베이스입니다. 그런 놀이 베이스예요.

운이 좋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본인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것이든 무언가에 푹 빠져 있다보면, 그게 자기의 캐릭터로 [자리 잡아서 나중에 언젠가] 드러나지 않나 싶어요. 저의 경우가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. [그렇지만] 이렇게 가져갈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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Q2. 1인극인데 게임을 베이스로 한다고 하셨어요. 독일에서 내한했던 <울트라 월드>*라는 공연은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설정이었어요. <롤라런>이라는 영화처럼 우리가 한 번 다 그 순간을 살아내야 하면 어떡할까 이러면서 몇 번씩 죽어가면서 다시 [삶을] 반복하는 그런 기법들을 사용을 했었습니다. 주제로 접근한다고 했을 때 원작이 쓰여진 시기가 1차 세계 대전 중이잖아요. 그래서 계속 삶이라는 게 인생이라는 게 무엇이냐, 인간은 누구이냐 그리고 나는 누군인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되는데요.

아까 캐릭터가 나를 조종할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셨잖아요. 그래서 공연 중간에 마스크를 쓰셨을 때의 그 화자와 처음 도입부하고 마지막에 마무리하실 때는 마스크를 벗으셨어요. 그런데 [마스크를 썼건 벗었건 두 상태 모두] 화자가 난데 그 [둘] 사이의 모호함이나 틈 같은 것들은 어떻게… [이해하고 연기하셨는지요?]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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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2. 저는 그 부분은 되게 쉽게 생각을 한 것 같아요. 그냥 제가 가면을 썼다고 느끼는 시기, 늘 인터넷 온라인 세상에 들어가면 그러니까 혼자 외로우니까 온라인 세상에 들어가면 저는 뭔가를 쓴다고 생각하거든요. [저는] 뭔가 쓴 채로 정말 생각보다 오래 살았더라고요. [그런 생활이 일찍] 끝났다고 생각했고 이제 사회인으로서 정상적인 인간으로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, 저는 지금도 그걸 썼다가 벗었다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이번에 하게 됐어요. [가면을] 언제 벗을까 고민이었거든요. 도대체 중간이나 마지막에 벗을 타이밍이 없는 거예요. [그런데] 이걸 벗고서는 제가 설명이 안 되더라고요. 이게 그래서 마지막에 [객석 쪽으로] 나갔다가 들어오면서,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이걸 벗고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서 [가면 벗는] 타이밍을 그렇게 잡았고요.

그리고 또 하나는 왜 우리나라는 이런 죽고 죽이는 게임이 많을까. 이 서사의 한 축에는 제가 있는데, 게임 속 서사가 제 인생과 비슷한 맥락이 좀 있다고 생각했어요. 이러저러한 전쟁을 많이 거친 민족이다 보니, 죽고 죽이는 게임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. 총질이 난무했던 역사를 같이 녹여서 이렇게 표현을 해봤습니다. 게임 속 서사가 생경하고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, 그럼으로 인해서 저 개인만의 서사가 아니라 여러분 각자의 서사로도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. 게임의 세르게이 칼림닉이라는 친구는 만들어진 친구지만 나는 [정말] 살아 있나 하고 생각했거든요. 저 친구는 게임 캐릭터고 나는 사람인가. 이 두 서사가 겹쳐지면 좋겠다 싶어서 [게임의 서사와 제 이야기가 교차하는 구성으로] 어렵게 결정했습니다. 표현이 쉽지는 않았습니다.